2장.
여느 평범한 날과
다르게, 오늘 남매네 집은 아침부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식사 때 부모님이
넌지시 꺼낸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네에?! 제가 얘를요?!”
“얘가 저를요?!!”
남매의 완강한 반응에
부모님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지 잠시 말이 없었다.
“저런 멍청한 말괄량이한테
공부를 가르치라니..”
승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래도 대학가면
과외도 해볼 거잖아? 유희 엄마도 관심 있어보이던데. 미리
경험하는 셈치고 하면 배울 점도 많을 거야.”
엄마는 딱히 아들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엄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는 세희의 말은 가볍게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생각해보니 엄마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승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쟤보다도 더 문제아인
애들을 가르치게 될 수도 있을 테고, 과외 전 미리 가르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이론과 실전은 큰
차이가 있으니까.
엄마와 엄마 아들의
여론이 저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세희는 아직 엉덩이가
많이 쓰라린지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아빠를 쳐다보며 다음 반론을 펼쳤다.
“그, 그래도! 쟤가 잘 가르칠 수 있는지도 모르고..”
“그럼 해보면 알겠네. 못 가르치면 안 하면 되지 않을까?”
“…”
쌍둥이 오빠한테
공부를 배우라는 말에 세희의 마음속에서는 약간의 자존심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런 말도 있잖아! 교사들도 자기 자식은 직접 못 가르친다고. 역시 안 될 것 같..”
“그건 자식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런거고, 난 너 수준도 알고 기대도 안 하니까 문제될 건 없어.”
승현이 얄밉게 말을
잘랐다.
“이씨. 넌 말을 해도 꼭 그따구로..!”
엄마도 승현의 등짝을
가볍게 때리며 눈을 흘겼다.
하지만 부정하기도
힘든 말이었다.
쌍둥이였던 남매는
어릴 때 같이 공부하고 같은 학원에 다니기도 하였으며,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세희는 가끔 필요한 것을
물어보러 왔을 때 잘 가르쳐줬었기에 수준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물론 성적도 서로
다 알고 있고.
‘설명은 나쁘지
않긴 했는데..’
세희는 승현이 공부를
잘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얄미웠다.
쟤한테만큼은 정말
받고 싶지 않은데, 당장 논리적으로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애처럼
그냥 무작정 싫다고만 할 수도 없는 진지한 분위기니 괜히 더 머리가 굳은 것만 같았다.
세희가 침묵을 지키자
일은 일사천리로 결정되었다.
당장 다니는 단골
학원이 있던 솔이는 제외하고, 두 남매는 서로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의 부탁이니 마지못해
한 번 해보기로 했다.
“흠.. 그럼 앞으로 선생님이니까 깍듯하게 모시도록.”
승현이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래. 미쳤냐?”
“세희!”
세희는 말버릇이
안 좋다고 혼날까봐 찔끔했지만 다행히 부모님은 이 정도로 체벌을 하시지는 않았다.
사실 이럴 때마다
체벌을 받았다면 세희는 매우 소심하고 위축된 모습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대신 약간의 잔소리를
듣는 건 있었지만.
솔이는 언니오빠가
티격태격하는 걸 보고 배시시 웃었고, 둘은 식사가 끝나고 나서도 투덜거리며 일단은 방으로 들어가 계획을
짜기로 했다.
“너 미쳤냐?”
계획표와 문제집을
본 승현의 입에서 대뜸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갑자기 뭐야. 미친놈아..!”
“지키지도 못할
계획 투성이에, 뭐 그건 그렇다 쳐. 근데 작심삼일이라도
했으면 한 단원은 끝났을텐데 일주일 넘게 달랑 두 페이지 풀었냐? 그것도 제일 쉬운 초반부잖아. 이럴거면 재수를 왜 하려는건데?”
세희는 묵직한 팩트에
숨이 턱 막혔다.
전부 사실이니 뭐라
할 말도 없었다.
“솔직히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어제일도 너가 재수 공부하다가 힘들어서 그랬나 했거든? 너
잘 생각해야 돼. 재수하는게 집에도 부담이고 네 시간도 1년이나
잡아먹는건데 이 꼬라지면–”
“이.. 이제부터 열심히 할거야..!”
승현은 한숨을 푹
쉬었다.
한숨을 들으니 세희의
마음이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지금 승현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사람들이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할 때가 언제일까?”
“?? 시험 전..?”
“그리고, 뭔가를 하려고 할 때야. 어떤 계획을 짜고 이렇게 행동해서 합격해야지
생각하고 열의에 차서 계획을 짠 직후에는 누구라도 다 하지. 그게 3일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문제지만. 근데 너는 3일은
커녕 30분은 했냐?”
“….”
“이럴거면 당장
때려치고 알바나 하던가. 이 상태로 재수는 돈 낭비 시간 낭비야. 등골브레이커라는
자각이 있으면 똑바로 선택해. ”
세희는 그 말을
마치고 나가는 승현을 보며 팩트의 위험성을 새삼 깨달았다.
‘뼈 제대로 맞았네..’
한 12주는 입원해야 될 만큼 폭력적이었다.
그렇지만 다 자신을
생각해준 조언들이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엉덩이의 고통도
잊고 세희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벌컥.
1시간 후, 승현의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승현은 누군지 확인하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몇 번 말해? 뒤지는 수가 있다 진짜로.”
“..나 좀 도와줄 수 있어?”
“??”
귀찮아하던 승현은
진지해 보이는 세희의 태도에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대체로 입시에 관한
내용들이었고, 마침 승현이 현실적으로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그래. 뭐 도와줄 수는 있어. 조금씩
봐주다가 나도 대학 생활이 안정되면 그 때부터 시간내서 가르쳐줄게.”
“진짜?!”
“대신 열심히 안
하고 잔꾀부리면 얄짤없어.”
“응응! 당연하지. 사랑해 오빠!”
“꺼져.”
승현은 껴안을 듯
다가오는 세희가 징그러워서 엉덩이를 발로 차며 그녀를 방 밖으로 내보냈다.
세희가 아파서 엉덩이를
문지르며 울먹거렸지만 승현하고는 관계없는 일이었다.
벌컥.
“오빠!”
“노크.. 아니 됐다.”
처음에 울먹이며
나갔던 세희는 오늘만 네 번째 승현의 방에 방문하고 있었다.
스스로 계획을 짜고, 승현에게 계속해서 조언을 받으며 최적화된 현실적인 공부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귀찮아하던 승현도
세희의 초롱초롱한 열정에 이제는 알아서 첨삭을 해주었다.
“하아.. 이 정도면 된 것 같다.”
세희의 수준과 목표를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서 짠 계획표는 그가 보기에도 만족스러웠다.
승현은 아까 자신이
했던 말이 세희에게 꽤 자극이 되는 맞는 말이었다는 것을 점점 실감하고 있었다.
세희는 몇 시간
동안 그의 방에 들락날락 거리며 계획표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 등의 조언을 구했고, 결국 그럴듯한 계획을
짜는 것에 성공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에 빠진 세희는 본 적이 없었다.
당장 오늘부터 몇
일 간격으로 공부한 분량을 승현에게 검사도 맡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도움을 받는 것 까지 해준다는
답을 듣고 나서야 방을 나섰다.
세희의 발걸음은
매우 가벼웠다.
다 잘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게 초등학교 방학
계획표처럼 되지 않기를 승현은 진심으로 바랐다.
일주일 후.
공부한 것을 처음으로
봐주던 승현은 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초반 부분이라고는
해도 좀 약했던 수학의 한 파트를 거의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이대로만 가면 정말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세희는 칭찬을 들으며
헤헤거렸다.
과연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얼마나 갈까..?!
2주차가 끝나고. 다음주부터 승현은 학교에 가야했기에 당분간은 혼자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주었다.
“하암~”
초반에는 열심히
하던 세희는 집에 사람도 없고 뭔가 공부에 흥미도 금세 떨어져서 계획을 못 지키는 일도 잦아졌고, 딴
짓을 많이 하게 되었다.
친구들도 거의 대학생활을
즐기는 중이라 만나기도 힘들어서 보통 집에서 시간을 보내곤했고, 승현 같은 경우에도 별로 다르지 않아
이틀에 한 번 꼴로는 술에 취해서 새벽에 들어오기도 했다.
부모님도 맞벌이시고
솔이도 고등학생이 되서 아침에 나가 밤에 들어오니 터치할 사람도 없어진 세희는 점점 공부는 손에서 놓고 집에서 뒹굴거리며 시간을 낭비하고만 있었다.
200일도 넘게 남았는데 좀 쉬다가 다시 빡세게 하면 되겠지– 라는
마인드로 설렁설렁 하는 것도 어느덧 한 달.
시간을 내서 초저녁쯤에
들어온 승현이 집에 들어와서 본 것은 세희가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었다.
“..공부하느라 피곤한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애써 좋게 생각하던 승현은 책상 구석에 있는 계획표와 문제집들을 펼쳐보았다.
“???”
계획은 1주차, 2주차 단위로 얼마나 공부하고 풀지를 나눠놓아 한 눈에 파악하기도
쉽고 간편하게 짜 놓아서 직접 짜 준 승현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지금 6주차니까 못해도 5주차까지는 끝나있어야 하는데.. 3주차도 다 안 끝나있다고?”
요즘 들어 바빠서
못 봐주기는 했는데 세희가 어디 일주일넘게 여행을 갔다오거나 아픈적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아직 정신 못차렸네.”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었는데
분명 저번주쯤에 3월 모의고사도 봤었던 걸로 기억했다.
마침 타이밍 좋게, 뒤척이던 세희가 인기척소리에 눈을 비비며 눈을 떴다.
“으응..? 헉! 보면 안 돼!”
세희는 승현이 문제집을
보고있자 흠칫 놀라며 벌떡 일어나서 책을 가렸다.
하지만 이미 한참
늦은 상황이었다.
“보면 안 되기는
무슨. 하아.. 너 3주동안
뭐하고 살았냐?”
“..그냥 뭐..”
공부빼고 다..? 라는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다.
당장 시험 전 날처럼
공부 빼고 다 재밌어서 잠시 손을 놓아버렸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그냥 지금이라도
때려쳐.. 이럴거면 진짜 시간 낭비야.”
“…”
때려치라는말에 울컥한
세희는 반박하려다가 승현의 진심이 느껴져서 입을 닫았다.
정말로 진심이었다.
표정, 분위기, 행동, 말투
전부.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승현은, 지금 이대로면 정말로 세희가 재수를 하는 것이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럴거면 최대한
빨리, 당장이라도 때려치는게 훨씬 좋은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거 계획 짤
때도 비슷한 말 했었지. 계속 이따구로 할거면 뭐.. 그냥
부모님한테 못하겠다 말하고 알바나 하면서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보던가. 빠르게 공무원 준비를 해도 좋고.”
승현이 생각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말했지만 세희는 괜히 반발심이 들었다.
“나 할 수 있는데..”
“스스로 제어할
수가 없으면 재수학원이라도 가고 싶다고 하던가.”
“으.. 그건 싫어.”
재수학원은 상상만해도
끔찍했다.
잠깐 알아본 적이
있는데 세희는 거기 가면 자신이 더 피폐해져서 오히려 성적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그럼 지금까지처럼 이렇게 대충대충 하면서 살려고?”
“…그건 아닌데..”
세희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
“나도 재수는 안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너처럼 해서 합격할 수 없다는 건 알아.”
“으음…”
“정말 9개월동안 인생 걸고 공부할 생각이 있어? 넌 혼자서 못하니까 도와줄
사람이라도 구하고 시작해. 학원이든 과외든. 수시로 관리해줄
사람이 무조건 필요할거야.”
말을 들으니 세희의
머릿속에 당장 떠오르는 사람이 눈 앞에 있었다.
능력도 있고, 같이 사니까 수시로 관리해줄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좋으니 일석삼조였다.
쌩판 남이면 서로
알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릴 테니 여러모로 적격이었다.
이미 잘 알고 계획까지
짜줬으니 곧장 실행할 수도 있었다.
“너.. 아니. 오빠가 해주면 안 돼? 저번에
해준다며.”
“너 같으면 해주고
싶겠냐? 이 꼬라진데?”
승현이 계획표의
3주차부터 6주차까지를 손가락으로 쭈욱 훑으며 내렸다.
그걸 보는 세희의
몸도 점점 내려가는 듯 했다.
“..그치만…부탁할 사람이 오빠밖에 없어.”
“에휴.. 그럼 이따 부모님 오시면 지금까지 니가 한 짓들 다 실토하고 제대로 혼나고 와. 그 다음에 공부 봐줄게.”
“….”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보통 죄질이 약하면 엄마, 강하면 아빠한테 혼나는 비율이 높았다.
이 정도면 사건이면
무조건 아빠 확정이었다.
얼마전에 아빠 앞에서
아이처럼 엉덩이를 맞고 마지막에 오줌까지 지려버린 세희는 당분간은 최대한 아빠에게 혼나고 싶지 않았다.
아예 안 혼나는게
베스트지만.. 그게 안 된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오빠가 혼내주고
앞으로 공부 봐주면 안 돼..?”
승현이 피식 비웃었다.
나름 큰 맘먹고
말한건데 저런 반응이니 세희의 기분도 좋지 않아지려 했다.
“야. 우리집 체벌 수칙이 뭐지?”
“…? 수칙 같은게 있었어..?”
따로 문서로 작성해둔, 그런 정형화된 수칙 같은 것은 없었지만 전통적으로 들어가는 옵션은 여러 개 있었다.
승현은 지금 그걸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종아리든 허벅지든, 엉덩이든 체벌을 받을 때는–“
“받을 때는..?”
세희가 아직 눈치
못 채자 승현은 좀 더 힌트를 던졌다.
“너 혼날 때 엉덩이가 무슨 상태야?”
“무슨 상태냐고? 당연히 알궁뎅이지.. 아! 지금 나한테 알궁뎅이를 까라는..?!”
세희가 탄성을 내질렀다.
“알궁뎅이 알궁뎅이 하니까 이상하네.. 맨엉덩이라고 하자.”
“그거나 그거나 둘 다 맨살이잖아..”
“맞아. 우리집에서는 댓수가 정해져 있지 않아. 혼내는 사람이 생각한만큼 혼나지.”
근데 이 규칙 얘기는
왜 꺼내는거지..?
“너..!!”
순간, 머릿속에서 번쩍 하며 한 줄기 전류가 흘렀다.
승현의 의도를 꽤 빨리 파악했다고 볼 수 있었다.
대화만으로 놓고 봤을 때는 왜 이렇게 늦게 알아채지? 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현실에 대입해서 본다면 상상할수도 없는 엄청난 훈육이 되어버리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승현은 자신한테 혼나고 싶으면 집의 규칙을 적용하라는 것이고, 집의 규칙은 체벌 때 무조건 맨살에 혼나야 한다가 1순위였다.
“그러니까 난 너
못 혼낸다고.”
굳이 우리끼리 그걸
다 지켜야하냐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면 또 혼내달라고 조르는 것 같아서 세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하지만 역시 이것저것
다 따져봐도 승현이 적격이어서 이런 모습들을 보이고도 또 부탁을 해야 되는 게 세희의 입장이었다.
..근데 쌍둥이 오빠한테 엉덩이를 까고 혼날 수 있을까..?
이건 무슨 유치원생끼리
하는 병원놀이가 아니었다.
세희는 스무 살이고, 법적으로도 엄연한 성인 여성이었다.
문득 자신이 예전에
혼날 때 승현이 우연히 잠깐 봤던 것이 떠올랐다.
그 때도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아직도 생각하면 수치스러웠다.
이건 그 때보다
더 부끄러운 일이다.
아니, 비교되는 것조차 이상한 수준이었다.
우연찮게 혼나는
걸 보여진 것과, 승현에게 직접 혼나려고 팬티까지 내리고 엉덩이를 맞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니까.
그 수치심과 굴욕감을
견뎌낼 수 있을까..?
차라리 엄마아빠라면
부끄럽기는해도 혼날 때 맨살에 맞는 것이 당연한 느낌이긴 한데 얘한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쌍둥이끼리 주도권이
나뉘어서 한 쪽이 일방적으로 체벌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럼 옷 입고
혼나는 건..”
“그렇게까지 나한테
혼나고 싶냐?”
“….”
세희의 입술이 작게
달싹거렸다.
“됐어. 그냥 아빠한테 혼나. 난 귀찮아.
할 일도 많고.”
이런 수모까지 겪어야
하나 싶었다.
승현이 슬슬 마무리
지으려는 듯 입을 열었다.
“내가 대신 말해줄까? 너 공부체질 아니라고? 그럼 혼나지도 않고 부모님도 너하고 싶은
거 지원해주실텐데.”
솔깃한 발언이었으나
세희는 자신도 공부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웅장한 마음이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왔다.
“아니 나 공부할래.. 공부해서 멋진 대학 가고 싶어.”
“그러던가~ 그럼 밀린 공부하러 가 봐.”
명백한 축객령에
세희가 승현의 팔을 꼭 붙잡으며 애원했다.
“제발 오빠가 도와줘.. 응?”
“너 어차피 도와줘도
잠깐 하다 말거잖아.”
승현은 지루해서
하품을 하며 세희를 밀어냈다.
“진짜로..! 내가 생활 관리까지 받으면서 안 지키면.. 오빠가 혼내면서 해도….돼..”
“뭐?”
“사생활까지도. 공부에 방해가 된다 싶어 보이는 건 다 오빠말에 복종할게. 그러니까..”
승현의 표정이 살짝
묘해졌다.
체벌을 받아들일
생각을 한다고?
이 정도면 진짜
마음먹은건가 싶을 정도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미 여러
번 데여본 경험이 있어 세희를 섣불리 믿기도 좀 그랬다.
의지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지 않을까?
“기다려봐.”
그는 조마조마하게
답변을 기다리는 세희를 세워둔 채 얇은 회초리를 들고 왔다.
“..!!”
“진짜로 할 생각이
있으면 지금까지 대충 한 거 싹 다 정산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지.”
세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 지금 한다고?
“구, 굳이..”
승현은 침대위로
회초리를 던졌다.
“앞으로 나한테
관리 받고 싶으면 저 회초리 들고와서 공손하게 갖다바쳐. 너의 잘못에 대한 벌이자, 앞으로 잘못했을 때 내려질 벌을 알려줄테니까.”
“…”
“참고로, 난 엄마아빠처럼 살살 하지도 않을거야.”
체벌 때 엄마가
전혀 살살은 아닌데.. 심지어 아빠도 살살하는거라고..?
최근 혼났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른 세희는 몸을 떨었다.
아빠한테 혼나는
걸 못 봐서 하는 말인 것 같았다.
“성인이면 성인답게 선택하고 책임까지 질 줄 알아야지. 선택해.”
이제는 정말로 결정할
때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무른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세희는 옆에 있는
회초리를 집어들어 두 손으로 잡고 승현에게 내밀었다.
더할 나위 없이
공손한 자세였고, 둘의 관계가 이전과는 달라질 수 밖에 없음을 표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잘… 부탁해..”
승현은 잠시 세희를
빤히 쳐다보더니 회초리를 받아들고 허공에다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회초리의
날카로운 바람 소리에 세희는 움찔했다.
“흐음..”
승현은 어떤 자세를
시켜야 무난할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어차피 지금은 엉덩이를
까고 혼나는 것 자체가 큰 수치를 줄 수 있어서 부끄러운 자세는 필요 없었지만 초반 군기잡기용으로 빡세게 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했다.
회초리를 공손히
바친 후 양 손을 모으고 기다리고 있는 세희.
승현은 생각 끝에
첫 체벌은 집에서 자매들이 평소에 혼나는 무난한 자세로 가기로 했다.
회초리를 들자 세희가
다시 움찔했다.
크게 긴장한 것이
역력한 모습.
승현은 차분하게
세희가 매일 잠드는 침대 끝부분을 회초리로 가리켰다.
“여기에 손 짚어.”
세희가 몇 걸음
이동해서 침대를 짚었다.
“그럼 이제 뭐하지?”
회초리로 자신의
손바닥을 툭툭 치며 승현이 물어보았다.
짚고 서 있기만
하던 세희가 상체를 약간 숙이며 그에 맞게 엉덩이를 약간 뒤로 내밀었다.
승현이 말 없이
세희의 허리랑 엉덩이를 톡톡 두들기자 세희는 더욱 상체를 숙이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이렇게 되자 세희의
통통한 엉덩이는 때리기 편하고 좋게 봉긋하게 내밀어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회초리가
세희의 잠옷 바지 안으로 들어가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불편하기라도 한
듯 세희가 회초리를 잡자 승현은 그냥 회초리를 손에서 놓았다.
“어..?”
당황한 세희의 귓가로
목소리가 들렸다.
“바지도 못 내리면서
뭘 하겠다는건지 모르겠네.. 됐어. 없던걸로 해.”
“미안..!”
세희는 아까처럼
양 손으로 공손하게 회초리를 내밀었으나 승현은 받지 않았다.
“바지 벗어.”
이런 상황 때문인지, 원래 집에서도 팬티정도는 가끔 보여서였는지 세희는 바지를 잡고 2초만에
바로 내려버렸다.
스르륵.. 툭–
세희는 발 밑에
걸리적거리는 잠옷 바지를 대충 옆에 올려 두고는 밑에 알록달록한 팬티만 입고 다시 회초리를 바쳤다.
굴욕적인 감정에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는 걸 승현은 놓치지 않았다.
“”
“고마…감사합..해요.”
팬티를 입고 안
입고는 면적 좁은 천 쪼가리 하나지만 엄청난 차이였다.
승현이 보는 앞에서
정면으로 음부를 다 드러내놓고 공손하게 회초리를 바치게 했다면 수치심에 방을 뛰쳐나갔을지도 몰랐다.
회초리가 다시 침대를
툭툭쳤다.
“엉덩이 쑥 내밀어.”
“응…”
아까해봐서인지 세희는
곧잘 엉덩이를 내밀었다.
승현은 자세가 잡힌
것을 보고 세희에게로 다가갔다.
정확히 말하면 세희의
뒤쪽이었다.
“..!”
“팬티 벗기는 동안
침대에서 손 떼면 실오라기 하나없이 싹 다 벗기고 혼날 줄 알아.”
승현은 으름장을
놓으며 엉덩이의 절반 정도만을 가리고 있는 조그맣고 알록달록한 팬티의 허리부분에 손을 집어넣었다.
세희의 몸이 떨리고
있는것이 느껴졌다.
토실토실한 엉덩이가
쑥 내밀어져서 바들바들 떨고 있으니 상당히 귀여웠다.
승현은 세희의 팬티를
벗기는 거에 고민을 하지 않았다.
천천히도 아니고
빠르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세희의 엉덩이를 가리는 천 조각을 허벅지까지 내렸다.
“..!!!”
세희는 아까 승현이
한 말이 없었다면 당장 팬티를 끌어올렸을 거라고 확신했다.
이건 정말.. 상상보다 더욱 더 많이 부끄러웠다.
다른 부위도 아니고
엉덩이를 까는 거다 보니까 정말 고려해야 할 것도 많고 이보다 더 수치스러울수가 없었다.
세희는 부끄러움에
덜덜 떨면서도 승현의 코 앞에 자신의 엉덩이가 있으니 혹시라도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보일까봐
긴장도 되었다.
그러나 긴장이 되서
그런지 생각과는 다르게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다리부터 엉덩이까지 떨리는 것이 세희 자신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괜찮은데.. 승현의 앞에서 벌거벗은 엉덩이가 긴장으로 바르르 떨리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정말 부끄러운
일 중에 하나였다.
거기다 쑥 내밀어진
상태니 안 보이도록 다리도 오므리려야 했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세희가 그렇게 버티는
사이 승현은 세희의 엉덩이를 관찰하고 있었다.
승현의 시선을 느낀걸까.
세희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엉덩이까지 진동이 전달되었다.
쌍둥이 남매지간이라고는
해도 어릴 때 외에는 서로의 몸을 볼 일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그래서인가 성인이
된 세희의 내민 엉덩이와 은밀한 부분들이 다 보여지는 것에 대해서 승현은 약간의 민망함도 느끼고 있었다.
생각보다 세희가
어린애 체형이 아니었던것도 컸다.
엉덩이에 튼실하게
살집도 붙어 있었고 피부도 매끈하고, 생기가 넘쳤다.
바들거리며 최대한
오므리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골반이 큰 세희는
원래 엉덩이가 잘 벌어지는 타입이어서 큰 효과는 없었지만, 본인 스스로에게는 약간의 위안이 되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니 2차 성징이 확실하게 지나갔다는 건 알 수가 있었다.
‘얘가 이렇게 여성스러웠었나..?’
거의 10년만에 다시 제대로 보게 되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그녀는 확실히 옛날과
달리 여성스러운 몸을 가지고 있었다.
‘잘못하면 엉덩이 때려줄 맛은 나겠네.’
적당히 쳐다보고나서
승현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회초리로 엉덩이 위치를 겨냥하고 툭툭쳤다.
“!!”
세희의 엉덩이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다.
엄마나 아빠한테
혼날때와는 회초리가 맨 엉덩이에 닿는 감각부터가 달랐다.
겨우 툭툭친 것
밖에 없지만 뭔가 더 날카롭고.. 속까지 파고들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이미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중요부위들이 보일까봐 몸이 경직되어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엉덩이에 힘 빼고. 너무 굳어있어.”
하지만 세희의 엉덩이에
들어가 있는 힘은 전혀 빠지지 않았다.
확실히 엉덩이를
까놓고 보니까 세세한 움직임들까지 전부 보이게 되서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승현은 딴 생각을
지우고 회초리로 아직도 바들거리는 세희의 엉덩이를 툭툭치고는 회초리를 휘둘렀다.
휘익!!
회초리를 공기를
찢으며 날카롭게 떨어져 내렸다.
“..!”
회초리는 아슬아슬하게
엉덩이에 닿기 직전, 다시 하늘 높이 올라갔다.
세희는 맞지도 않았는데
바람소리만으로도 두려운지 몸을 크게 떨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엉덩이의
근육이 바뀌는 것이 여기서도 보일 정도였다.
휘익–
회초리가 날카롭게
허공을 가르며 봉긋 솟은 세희의 엉덩이로 향했다.
철썩!!
“아악!!”
세희의 엉덩이에
일 자로 길게 붉은 줄이 그어졌다.
흐트러진 자세를
엉덩이를 툭툭 치며 다시 내밀게 하고 회초리가 날아갔다.
“읏!!”
세희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향하다가 회초리에 의해 제지되었다.
그녀의 통통한 엉덩이에는
붉은 일(一)자가 겨우 두 개 그어져 있을 뿐이라 아직 도착지점은
까마득하게 멀었다.
–휘익!!
“아우웅!!!!”
이미 하얀 엉덩이위로
줄이 일곱개나 그어진 상황.
여덟번째의 회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세희는 엉덩이를 감싸쥐며 주저앉았다.
“잠깐만..!”
엉덩이에 불이라도
난 듯 열심히 비벼대는 세희의 모습은 동정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지만 아쉽게도 남매인 승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회초리는 곧바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소녀의 엉덩이 부분을 툭툭쳤다.
세희가 울먹이며
일어서서 다시 엉덩이를 내밀자마자 회초리가 허공을 갈랐다.
휘익!!
그저 공기를 향해
가른 것 뿐이었으나 맞지도 않은 세희는 다리에 힘이라도 풀린 듯 털썩 주저앉았다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펄쩍 뛰었다.
“쇼를 한다. 쯧쯧.”
“오빠… 잘못했어.. 나 이제 열심히 할할 테니까.. 응..?”
세희는 쪼그려앉아서
엉덩이가 더욱 부각되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빌고 있었다.
“이제 겨우 8대 맞았어. 니 나이가 20살인데
이것도 못 버텨? 빨리 엉덩이 내밀어.”
잠시 후.
세희가 다시 일어서서
승현을 향해 엉덩이를 내밀었다.
부끄러워서 팬티를
제대로 벗지도 못하던 소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는 아파서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는지 맞고 나서나 맞기 전에도 엉덩이를 조금씩 흔들기도 했다.
”내 엉덩이 봐봐.. 피 나는 거 같다고! 흑.. 이번만
좀 봐주면 안 돼..요..?”
보라고하니 또 봐주는
것이 인지상정.
승현은 붉은 줄
그어진 엉덩이를 보고 아직 매가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평범한 잘못이라면
몰라도 정신을 차리게 하려면 좀 더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승현은 슬쩍 손으로
엉덩이를 비비는 여동생을 쳐다봐 주었다.
분명 허락없이 손을
갖다대면 안 된다는 걸 세희도 알고 있었다.
‘근데 모른 척 자꾸 만진단 말이지.’
그렇다면 다시는
못 하도록 따끔하게 기강을 잡아놓는 게 좋을 것이다.
아빠는 이런 경우에
손을 잡고 위로 올리게 한 이후에 체벌을 진행하는데, 승현은 본인이 하는 방식을 더 좋아했다.
소녀가 혼날 때
몸이 구속된 상태가 아닌, 자유로운 상태지만 정신적으로 복종한 상태여서 스스로 자세를 취하고 아파도
꿋꿋하게 체벌을 견뎌내는.. 그런 방식 말이다.
“손으로 많이 비벼서
그런가? 엉덩이가 많이 건조해 보이는데 수분 보충도 좀 해줘야겠는걸.”
“수분 보충..아. 안 돼!!!”
세희는 부끄러운
것도 잊고 벌떡 몸을 일으키면서 방을 나가는 승현의 등에 달려들었다.
지금 승현이 몸을
다시 세희 쪽으로 돌리면 그녀는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테지만, 그것조차 잠시 잊을 정도로 절박했다.
“제발.. 부탁이야. 잘못했어요…”
엉덩이에 물을 뿌리고
맞으면 고통이 더 생생하게 느껴지는데다 회초리도 착착 살에 감기면서 고통이 배로 증가되었다.
큰 잘못을 한 경우에
아빠가 종종 분무기로 물을 뿌린 후 벌을 주곤 했었다.
곤장으로 비교하면
물볼기와 가장 흡사하다고 볼 수 있었다.
겨우 2~3회에 불과했지만, 그 때의 고통들은 끔찍하게 기억속에 저장되어
있었다.
“겨우 이 정도로는
반성 못한다는 거 너도 알잖아?”
그런 세희의 반응과
다르게 승현의 태도는 느긋했다.
“아니야!! 절대! 난 지금 진짜 엄청나게 반성하고 있어!!”
세희는 외치고나서
뭔가 허전해 잠시 자신의 밑을 보고는 몸을 180도 회전시켰다.
승현이 뒤로 고개만
돌렸으면 음부가 전부 보여졌을 거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때마침 승현이 고개를
돌리는 걸 보고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가렸다.
그래봤자 그녀의
통통한 엉덩이는 손으로 전부 가릴 수 없었지만 이렇게만 해도 약간 안심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낭창거리는 회초리가
침대를 툭 쳤다.
“자세 잡아.”
“..응..?”
“두 번 말하게
할 거야? 물 뿌리는 건 봐줄 테니까 다시 자세 잡으라고.”
“….응..”
혹시라도 끝나지
않을까 희미한 기대를 가졌던 세희는 승현의 차가운 목소리에 약간 쫄아서 잠자코 침대를 잡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툭툭 치며 경고를
한 뒤, 회초리는 엉덩이와 허벅지가 만나는 아주 연약한 부분에 꽂혔다.
짜악!!
“아아아악!!!”
살이 많은 엉덩이
부분을 때릴 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고통에 세희는 바로 쪼그려앉고 말았다.
“너 계속 자세
그따구로 할래? 리셋할까?”
회초리가 엉덩이를
툭툭 쳤다.
세희가 고개를 돌려
승현을 바라보았다.
눈가가 촉촉해진
세희는 귀여운 강아지처럼 애원하는 눈빛을 보냈다.
엄마한텐 안 통하고
아빠는 이렇게 하면 가끔씩 감면해주기도 하는데..
승현한테는 전혀
효과가 없어 보였다.
일말의 고민 없이
애원을 무시한 승현이 다시 위협적으로 회초리를 툭툭 쳤다.
세희는 자동으로
일어서서 엉덩이를 쑥 내밀며 자세를 잡았다.
이미 가녀린 엉덩이는
애처롭게 흔들리며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휘익!!
승현은 눈대중으로
가장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조준해서 회초리를 휘둘렀다.
지금까지는 같은
부분은 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처음에 때렸던 부위를 다시 때렸다.
이제 세희의 엉덩이에
하얀 부분이 없다는 뜻 과도 같았다.
철썩!!!
“흐..아…!!”
이번에는 주저 앉지는
않았는데 고여있던 눈물이 침대위로 똑똑 떨어졌다.
자비없는 회초리가
연달아 날아가며 아직 벌이 필요한 부위들을 향해 날아갔다.
“아으윽!!! 하…아..”
엉덩이가 출렁거림과
동시에 세희의 정신없이 위아래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너무 아파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였다.
울면서도 엉성하게나마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세희.
처음에는 그래도
중요부위들을 가리려고 노력하더니 이제는 무방비하게 다리가 벌어져 칠칠치 못한 모습이 다 보이고 있었다.
승현은 세희의 엉덩이가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에 가서 그녀의 엉덩이를 세밀하게 훑어보았다.
볼기, 궁둥이, 엉덩이.. 명칭을
구분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엉덩이부터
엉밑살 부분까지 빈틈없이 회초리로 채워주었으니까.
강도도 그렇고 대수도
그렇고, 부족한 부분 없이 엉덩이를 새빨갛게 만들어놓은 승현은 이 정도면 처음 기강 잡기는 성공적이라고
판단했다.
세희는 승현의 숨결이
엉덩이에 전해질정도로 바짝 붙어 있음에도, 반항도 못하고 그저 엉덩이만 내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가 너무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엉덩이에 힘 주는
근육들이 고장났는지 자꾸 힘이 들어갔다 풀렸다 했다.
한마디로 벌렁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걸 보고 승현이
재밌는 걸 본 듯 소리 없이 웃으며 엉덩이를 가볍게 찰싹 때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
“고생했어.”
세희는 이어지는
승현의 말에 안도하며 침대위로 풀썩 엎어졌다.
승현이 회초리를
제자리에 갖다 놓고 연고를 가지고 방으로 다시 돌아오자 엎어져서 울고 있던 세희가 흠칫했다.
그녀는 슬며시 이불을
끌어올려 엉덩이를 가리며 물었다.
“왜 다시 왔어..?”
승현이 손에 든
연고를 흔들었다.
“약 발라야지.”
엎드려있는 세희의
옆에 앉은 승현은 이불을 들추며 세희의 엉덩이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 미쳤냐?! 이불을 왜 들춰 변태야!!”
“내가 변태라고..?”
승현의 이마에 짜증이
돋아났다.
약 발라주러 왔는데
변태 취급이라니?
“숙녀의 이불을 함부로 들췄는데 최악의 변태지!”
방금 전까지 직접
벗기고 때리고 다 했는데 이런 유난스러운 반응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언짢아진 승현은
비꼬면서 좀 놀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숙녀.. 저기, 바지랑
팬티까지 다 벗어도 괜찮으니까 나한테 엉덩이 맞고 싶다고 매달렸던 사람이랑 동일 인물이신거 맞죠?”
“누.. 내가?!?! 언제!!”
세희는 다시 이불을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회초리도
두 손으로 공손히 갖다바쳤었지. 아~ 나만 기억하는건가? 요 버르장머리 없는 엉덩이를 쑥 내밀고서.”
승현이 다시 이불을
들춰서 옆으로 던졌다.
“….”
세희가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엉덩이를 보느라
그걸 눈치채지 못한 승현은 계속해서 딜을 넣었다.
“너 근데 아까
혼날 때 진짜 똥꼬 벌렁거리는거까지 다 보이더라. 혹시 느껴졌어?”
“!!!!이 씨.. 니 똥꼬는 예쁠 것 같냐??!?”
”난 예쁘다 안
예쁘다를 따진 게 아니라 내가 볼 때 니 똥꼬가 벌름거렸다는걸 말한건데..”
“으으으…!!!”
승현은 세희의 엉덩이
사이에 잠시 시선을 집중했다.
“음.. 예쁜건가..? 똥꼬는 봐도 미적 기준이 뭔지를 잘 모르겠네..”
“어딜 봐 이 변태새끼야!!!”
세희는 펄쩍 뛰며
이불을 끌어당기려 했지만 너무 멀어서 씨근거리며 손으로 엉덩이 사이를 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 정도면 예쁜거야..!!”
세희가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어따 대고 더러운 엉덩이를 들이밀어!”
승현이 엉덩이를 강하게 후려치자 세희가 째릿 째려보았다.
승현은 세희가 가리고
있던 손을 강제로 치우고 잠시 꺾어서 제압해두었다.
발버둥치면 더 잘보일까봐
애써 참아내는 세희.
“글쎄.. 그건 모르는 일이지. 난 지금도 이렇게 너의 벌려진 똥꼬를 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볼 것 같지만 넌 안되잖아?”
“우웩. 생각만해도 토할 것 같네.”
세희는 다시 엉덩이를
가리며 맞받아쳤다.
“오빠이자 선생님인
사람한테 말버릇 꼬라지가.. 말이 아니네. 더 철저하게 교육시켜야겠는걸.”
“…! 진짜..치사하게.. 누가
이런걸로 순순히 혼나겠대?!”
세희가 발끈했다.
“응~ 니 똥꼬 지금도 잘 보임. 만지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활짝 벌어져
있어서 자동문인줄.”
“후아.. 초딩이냐? 뭘 계속 똥꼬똥꼬거려 이씨 진짜.. 그리고 지금 안 벌어졌거든!”
거친 욕설과는 다르게
세희는 다리를 꼬옥 모으고 엉덩이에 힘을 준 채로 양 손으로 철저히 가운데를 막았다.
마음은 대판 싸우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저절로 조신하게 있을 수 밖에 없는 게 한이었다.
“엄마아빠도 너
혼낼 때 진짜 힘드시겠어… 비위가 장난 아니신데..? 어어 화나니까 똥꼬도 같이 화나서 움찔거리는 거
봐봐. 지금도.”
철저히 가려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승현은 손가락으로 세희의 엉덩이 사이를 가리키며 평소처럼 장난기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환기가 맞나?
“…이.. 진짜.. 개변태새끼!!! 꺼져!!!!!”
세희가 팔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내가 비위가 강해서
다행.. 이크!!!”
“나가!!! 나가라고!!!!”
“여자애가 칠칠치
못하게 그런 곳 까지 다 보여주고나 말이야.. 쯧쯧.”
“이…!”
세희가 쌓인 것이
터지면서 진심으로 울컥해서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승현의 목소리가 갑자기 싸늘해졌다.
“그리고.”
“…?!!”
“앞으로 제대로
안 하면 이것보다 훨씬 크게 혼난다. 알았어?”
급변해버린 싸늘한
분위기에, 화내려고 올라왔던 피가 역주행하는 듯 했다.
온 몸에 오싹함이
느껴졌다.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아픔과, 공포 등의 복합적인 감정 덕분에 승현이 자신보다 한참 위의 존재인 것 처럼 느껴졌다.
“…네…..”
세희가 한껏 쫄은
모습이자 승현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그리고 내일 스케줄 어떻게 되냐?”
“내일?.. 딱히 없어..요. 그건 왜..?”
눈치를 살피며 승현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보니 세희 자신의 엉덩이 부분이었다.
세희는 속으로 지금
승현이 장난치는 건지 아닌지 잘 구분이 안 갔다.
승현은 지금 더없이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었다.
유치하게 똥꼬니 뭐니 놀렸던 것도, 다짜고짜 말하기에는 부담스러워서 미리 깔아놓은거였다.
세희를 놀릴 마음도 크기는 했었지만, 어쨌든 지금 하는 말은 진심이었다.
“너 내일 당장 항문외과 가서 검사 받아. 내가 보니까 너 지금 똥구멍.. 아니. 항문 상태 좀 이상한 것 같다.”
내용은 좀 얼떨떨
했지만 진지한 표정에 이런 분위기로 말하니 세희도 장난으로 맞받아치지는 못했다.
짚이는 부분이 있어서가
가장 컸다.
“어…”
근데 이걸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문장이 잘 떠오르지가 않았다.
“너 어릴 때부터 계속 변비로 고생했잖아. 그러다가 치질로 발전한 거
아니야? 막 볼일 볼 때 피나고.”
두어 달 전부터
그런 증상이 추가되기는 했었다.
처음엔 호르몬 타이밍이
겹쳤나 했는데 근원지를 보니 항문이어서 까무러칠 정도로 놀랐던 기억이 났다.
그 이후로도 똥꼬가
찢어지는 고통으로 변을 본 지 어언 두 달.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세희도 병원을 가봐야 되나 고민을 많이 하고 알아보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부끄러워서 그냥 자가 치유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약국에서 몰래 사온
먹는 치질약과 바르는 치질약도 꼬박 꼬박 잘 사용해서 요즘은 더 악화되지는 않고 있었는데.. 효과가
직빵이라는 좌약까지 사 놓은 상태에서 이런 식으로 들킬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승현한테 엉덩이
체벌을 받다가 항문을 보여졌다는 건 확신이 되었다.
거기서 치질이라는 걸 들키게되다니.. 최악이다.
‘그렇다면 체벌 때 다 보여진다는 소리 아니야?’
“잠깐만. 아빠는 아무 말 없으셨는데..?”
그렇게 따지면 얼마전에
혼냈던 아빠가 먼저 발견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쩌면 발견할 정도로
그렇게 심하지는 않아서 병원에 갈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이 머리를 들어올렸다.
“아빠는 너한테 직접적으로 이렇게 말하기 힘드셨나 보지. 버릇없는 딸의
엉덩이를 체벌하던 도중, 항문이 보여서 보니까 치핵 같은 걸 발견했다고 말하기도 좀 조심스러울 것 같고.”
“아..”
뭔지 세희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집안에서 체벌
할 때의 불문율 같은 느낌이었다.
승현은 오늘 세희한테
똥꼬가 어쩌니 장난을 치면서 말했지만, 부모님은 세희를 혼내고 나서 중요부위에 관한 언급들을 한 적이
없었다.
특히 아빠 같은
경우에는, 사춘기가 지난 딸의 팬티를 벗기고 때리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인데 너 항문이랑 음부까지 다
보인다고 딸한테 굳이 밝힐 이유가 전혀 없었다.
보이니까 보기는
하지만, 못 본척 하며 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배려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그런 건 말해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
세희는 말을 하면서도
모순되는 싱숭생숭한 감정에 스스로도 마음의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만약 아빠가 저번에
혼내고 나서 너 치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 기분이 많이 상하고 수치스럽고 이상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면 정말로 엉덩이만 때리느라 못 보신 걸 수도 있지.”
승현이 가볍게 덧붙였다.
혼낼 때 세희의
엉덩이가 잘 벌어져 있어서 못 볼 수가 없는 수준이기는 했지만.. 구태여 알 필요가 없는 사실까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세희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변태처럼 계속 체벌하는데 엉덩이가 아니라 그 사이를 집중해서 보지는 않으셨겠지.”
“….음.”
그를 돌려까는 것
같은 말에 승현이 갸웃했다.
직접적으로 승현이라고
지칭한 것도 아니라 뭐라하기도 애매하고.. 근데 은근 기분이 나빴다.
오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고 체벌까지 마쳐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세희도 평상시에 당하기만 하는 성격은 절대 아니었다.
어쨌든.
“그래..도. 오빠가 나한테
항문 검사를 받고 오라고 명령할 권한은 없어.. 난 성인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내가 지면 되는 거잖아?”
아까 승현이 했던
말을 인용해서 말한 세희가 그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너가 했던 말인데
이 논리를 이길 수 있겠냐고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것 같았다.
당연히 승현은 태연히
맞받아쳤다.
“있어. 너가 나한테 넘겼잖아?”
“?? 그건 무슨 개소리야..?”
승현은 개소리라는
말에 세희의 볼기짝을 가볍게 때렸다.
“꺄악!”
손바닥에 전해지는
엉덩이의 촉감이 꽤 그럴 듯 했다.
그리고 지금 보니까
세희의 궁뎅이는 짝궁뎅이였다.
물론 완벽하게 양쪽이
같은 사람은 없겠지만… 약간 격차가 있는 걸 보며 승현은 왼쪽을 더 많이 때려서 균형을 맞춰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잘못하면 핸드 스팽으로 균형 잡으면서 혼내봐야겠네.’
이상한 생각하는
걸 읽은걸까?
세희가 방금 전의
터치로 죽일듯이 노려보자 승현이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
“나는 지금 너의 공부 관리를 맡고 있잖아? 그리고 너가 아까 공부에
방해가 될 만한 내용이 있으면 내 말에 절대 복종한다고 했었지.”
“잠깐만..절대 복종한다고는 안 했거든?”
“복종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절대가 붙든 안 붙든 상관이 없어. 넌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그냥 내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되는 거야.”
세희는 문득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른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왜 하필 그 순간에
복종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그런 말을 했는지 그녀의 어휘력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한 번 내뱉은
말을 무를 수도 없는 법.
일단은 승현이 하는
말을 이해하며 들어보기로 하고 귀를 열었다.
“너 앞으로 9개월 동안 하루 열시간은 앉아서 공부만 해야 되는 신분이야. 그런데 치질을 달고 있다? 지금 현 상황에서 너한테 치질은 어쩌면
가장 공부에 문제가 되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의자에 앉았는데 책에 집중을 하는 게 아니고 똥꼬에
집중을 하고 싶은거야?”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다.
반박할 말이 안
떠올랐다.
마지막 말만 좀
순화해서 말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 정도 말하면 알아 듣겠지? 내일 당장 항문외과 찾아가서 검사 받고, 가능하면 치료까지 받아.”
“….”
논리로도 격파 당했고, 머리로도 하루 빨리 해결을 해야 한다는 건 세희도 알고 있었다.
이런 건 원래 초기에
해결해야 나중에 더 커져서 위급한 상황이 오지 않는 법이니까.
약간 치과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가 좀 시려도
바로 치과로 가지는 않다가 더 키워서 결국 신경 치료를 해야하는 지경에서야 치과를 찾았던 경험이 떠올랐다.
하지만 치과는 입을
벌려서 보여주는 반면, 항문외과는 항문을 벌려서 보여야 한다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었다.
아무리 의사 선생님은
매일 수십 명의 항문을 봐서 어지간해서는 감흥이 없다고 해도, 그 한 명인 세희는 아직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였다..
스스로 결정해서
이런 곳을 찾아가기는 발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그런면에서 승현의
실행력은 부끄럽게 하기는 해도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주변에서
가라고 떠밀어주는 이런 상황이 어쩌면 세희에게 행운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내일 공강인 내가 너 끌고 보호자 신분으로 항문외과 같이 찾아갈까? 가서
‘제 여동생이 치질인 것 같은데 치료가 필요할 것 같아요..’ 라고
카운터에 말하는거야.”
“?!?!”
“진료실에 같이 들어가서 너 검사하는 것도 보고, 결과랑 수술이 필요한지, 또는 관리 방법 같은 내용도 선생님한테 직접 들을 수도 있고 제일 좋겠네. 우리
내일 그렇게 하고 올까? 아니면 너 혼자 갔다 올래?”
대환장 파티.
세희의 머릿속에
내일 승현이 보호자로 같이 가서, 병원에서 생길 여러 사건들이 그려졌다 지워졌다를 반복했다.
결론은 ‘절대 같이 가면 안 된다.’ 였다.
“혼자 갔다 올게..”
돈도 없는데 괜히
지출은 지출대로 생기고 수치는 수치대로 당하고 올 걸 생각하니 기분이 축 가라앉았다.
듣기로는 뭐 손가락을
넣어보기도 하고 관장을 하기도 한다던데..
수술 당일날은 입원을
한다고도 들어서 세희는 무서움이라는 감정이 앞섰다.
이런 세희의 걱정스러워
하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승현이 입을 열었다.
“좋은 선택이야. 그리고..”
승현의 목소리에
다시 장난기가 묻어나왔다.
“약은 솔이한테
발라달라고 하고. 난 간다!”
승현은 빨간줄이
죽죽 그어져있는 세희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양손으로 철썩 갈기고는 황급히 방을 빠져나왔다.
“야!!!!!!”
그녀는 아빠가 지금까지
얼마나 신사적으로 살살(?) 체벌을 했는지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특히 정신적인 면에서.
‘아빠는 체벌 때 말고는 평소에 엉덩이에 전혀 손 안대는데!’
승현은 그냥 장난스럽게
엉덩이 때리고 도망가기도 했다.
그래서 장난에 대한
화를 내려고 하면 갑자기 진지해지는데 그럼 또 위축되서 깨깽하고.. 줄타기 하는게 완전 얄미움 대마왕이었다.
아빠의 체벌은 승현의
체벌에 비하면 강도도 낮고 굴욕도 낮고 정말 신사적인 체벌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었다.
이런 얄미움과 더불어
앞으로 공부에 관련된 생활에 관해서는 승현의 말에 무려 ‘복종’하기로
했으니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 자명했다.
생활 관리 한 번
제대로 받겠다는 예감이 으스스 흘렀다.
‘혼나고나서 맞은
부위만 아프다는 것도 축복이 될 수 있구나.. 하아… 내 멘탈…’
거울로 비춰보니까
뭔가 예쁘게 줄이 그어져 있는 상처가 보였다.
솔이를 찾아갈까
하다가 세희는 스스로 연고의 뚜껑을 열었다.
만약 부탁하고나서
엄마나 아빠의 체벌 흔적과는 완전히 달라서 누구한테 혼냤냐고 솔이가 묻기라도 하면.. 대답 할 수가
없었으니까..
보이지도 않는 부분에
혼자 고생스럽게 약을 바르며 답답하고 슬픈 세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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